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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을 시작하며

흔히 가짜뉴스(Fake news)로 불리는, 허위정보가 SNS에 늘 퍼져 있습니다.
적잖은 사람들이 여기에 속습니다. 누군가 의도한 대로 여론이 분열되거나, 한 쪽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합니다. 인도에서는 가짜뉴스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유괴범으로 몰려 살인을 당하고, 독일에서는 옛 동독과 서독 지역의 지역감정이 고조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곳곳에서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기술(AI)을 악용해, 사진과 영상을 조작하는 가짜동영상 (Deepfake)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딥페이크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급속히 확산됐습니다. 유튜브는 그 딥페이크를 제거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뒀습니다. ‘테러, 증오발언, 폭력선동’이 아니면, 가짜뉴스라도 그대로 둔다‘는 페이스북의 원칙 때문입니다.  그러자 며칠 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딥페이크가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최근 싱가포르 의회는 허위정보를 엄벌에 처하는 ‘온라인 거짓*조작 방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SNS로 받은 허위정보를 지인에게 전달만해도,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2백 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허위정보를 알고도 삭제하지 않은 플랫폼기업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6억4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언론학자들과 IFCN(팩트체크네트워크) 소속 전문가들 중에는 반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억압된, 언론 자유 때문입니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지적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SNS로 허위정보를 퍼뜨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해도 실형을 선고받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유죄로 인정돼도 벌금 몇 백 만 원이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형사처벌 수준을 높이고, 대법원의 양형위원회도 대책을 내놓아야할 상황입니다.

그러나 형사처벌 강화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우려되는 상황처럼, 유사시에 언론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다 근본적이고 훌륭한 해결책은 시민들 스스로 허위정보를 가려낼 능력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세계최고의 언론재단으로 꼽히는 미국의 포인터재단이 2020년까지 청소년 100만 명에게 페이크뉴스를 가려내는 교육을 목표로 삼은 까닭입니다.

지난해 제1회 팩트체킹 공모전의 수상작 하나는, 스마트폰 가짜뉴스에 속는 현상을 ‘6인치 안 개구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떤 기사의 제목이 너무 내 맘에 꼭 든다’면 가짜뉴스를 의심하라고 충고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부터 진행될 제2회 팩트체킹 공모전에서는 어떤 작품들이 수상을 하게 될 까요? 더 많은 사람들이 팩트체킹 교양을 갖춰 허위정보를 가려내고, 사실을 왜곡해 퍼뜨리는 매체들이 외면 받는 날을 그려봅니다.

2019. 7. 1
방송기자연합회장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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